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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

북한산 (2019) 

어느 날 우연히 북한산 근처에서 들개 무리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그들을 조용히 그리고 자세히 관찰하였다. 점차 시간이 지나며 개들은 나를 나무 보듯, 자신을 해치지 않을 산속의 또 다른 친구를 보듯 받아들여 주었다. 비봉의 흰다리, 족두리봉의 검은입, 숨은벽의 뾰족귀. 이 무리는 지금도 북한산을 오르며 저들끼리 으르렁거리다가 쫓고 쫓기다가 바위 위 낭떠러지 비탈에 서 있다. 도시의 들개 문제는 주로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주택가의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이주하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개들이 골목을 가득 채웠고, 순식간에 반려견에서 유기견이 된 개들은 거리를 떠돌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남은 개들이 생존을 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긴 산으로 들어갔다. 2017년까지 포획된 들개 수는 700마리에 육박한다. 현재 북한산에 남아있는 들개 수는  서울시 추정 50여 마리이다.  나는 이 남아있는 북한산 들개들을  2년간 사진으로 기록했다. 관찰을 하면 할수록 이 산의 풍경은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풍경은 기만적일 수 있다. 종종 풍경은 거기서 살고있는 생명의 풍경이 펼쳐지는 무대라기보다는 하나의 커튼처럼 보인다. 그 뒤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 성취 그리고 그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커튼.


 

작가 설명

사진을 이용해 지식과 기억, 시각 이미지와 언어의 관계를 탐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SF, SIOT, 북한산, 섬광기억, 고고학이 있으며, 미국 포토페스트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2011 사진비평상, 7KT&G 상상마당 SKOPF 올해의 최종 작가(2014), 영국 브리티시 저널 오브 포토그라피의 Ones to Watch(2016), 10회 일우 사진상 출판부문을(2019)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