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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울에 살지 않는다. 그래서 어렸을 적 가지고있었던 서울에 대한 동경 하나로 On the road, Seoul 작업을 시작했다. 고1 때 카메라를 가지고 무작정 서울로 가서 걸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서울의 관광객이었다. 처음엔 마냥 신기하고 서울이란 도시는 즐겁고 화려한 사람들의 도시라고 믿었으나 촬영 컷 수가 늘어날수록 서울의 다른 모습들이 나에게 보여졌다. 아무 곳에서 잠을 청하는 노숙인들, 혼자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바쁘게 통화하는 사람들, 다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 한강에서 여유롭게 낚시를 하는 사람들, 재개발 지역 등등 서울의 이면이 보여졌다. 초창기 작업 때만 해도 노량진역에 있던 육교가 사라지고, 한창 재개발하던 지역은 빌딩들이 들어와있고, 서울역에 있던 고가도로는 공원으로 바뀌었고, 사람들은 점점 더 핸드폰에 의지하고, 맑았던 하늘은 점점 더 보기 힘들어지고 있었다. 그에 반해 변하지 않고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역, 서울역 광장에 가면 항상 있던 노숙인, 한강에선 항상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서울 어디서든 보이던 남산타워가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여전히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화려한 것들보다는 이면들이 나의 눈에 들어오고, 그 이면들을 컬러보다는 흑백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컬러풀 한 서울에서의 이면을 보여주기에 적합하고, 예전 1900년대 사진이나 과거의 사진들이 지금 보면 그 당시의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했고, 어떤 옷을 입었으며 어떤 건물들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듯, 내가 지금 찍고 있는 사진들도 나중에 가면 내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서울에 대한 한 시대의 기록으로 남겨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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