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의 작품 <북 극해(Das Eismeer)>는 1823~1824년에 그려진 것으로, 독일 낭만 주의(German Romanticism)의 중요한 작품 중의 하나다. 유빙이 차곡차곡 싸여 있는 북극의 풍경을 보여주는 작품의 오른 편을 보면, 뒤집혀진범선이거의알아볼수없을정도로얼음밑에묻혀있다.
<북극해>는 독일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가운데 하나이지 만, 그것은 실패와 동의어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수많은 문화 노동 자들의 집단적인 기억에 새겨졌고, 예술가 빕케 마리아 바흐만에 게도 마찬가지다.
그림을 통해 숭고미를 추구해 온 빕케 마리아 바흐만은 설치와 사 진에서 그에 관한 순수한 빛을 찾아냈고, 한 무더기의 얼음조각들 이 그려진 이 그림에 내재된 매력을 직감적으로 발견했다. 그녀는 조명으로 얼음조각들을 강조했하면서 사진 스케치를 했다. 그녀도 처음에는 <북극해>라는 그림에 대한 기억을 이미 오래전부터 가지 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지는 못했다. 미술관 밖에서 프리드리히 의 그림이 지닌 효과를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작가는 폴리스티렌 과 석고 반죽, 합성수지, 그리고 플라스틱제 호일 같은 재료들을 사 용해 방 하나를 채울 크기의 설치물들을 스튜디오에 만들었다. 그 녀는 형광등을 이용해 공간화된 이미지를 창조했다. 그리고 여기 에 그녀만의 언어로 ‘숭고/눈에 보이는 것 너머/영원함/진실/혼란 과 질서/산만함과 분명함/경계가 없으면서도 동시에 무대 같은’ 속 성들을 부여했다. 단, 사진에는 파손된 배 대신에 작가가 그 속에 앉아있다.
빕케 마리아 바흐만은 자신을 사진가라고 여기지는 않지만, 그의 작업은 미술사에서 사진이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술사의 맥락에서 그림은 사진으로 이어졌고, 사진은 설치물로 이어졌으며, 설치물은 순수한 미학 형태에서 최종적으로 사진으로 되돌아온다.
베른하르트 드라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