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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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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
나는 공간에 관심을 가진다. 공간은 항상 그대로의 위치에 변화하지 않으며 그대로 있는 것 같지만 항상 변하고 있다. 무엇이 시·공간 속 세상을 변화하게 하는 것일까?

시·공간은 여러 층의 주체들이 서로 균형을 맞추어 세상을 만들어 간다. 그러나 그 균형은 곧 깨져버리며 하나의 주체가 변화를 주도해 나간다. 공간의 주체는 끊임없이 자기의 욕망을 실현한다. 그것을 가장 잘 나타내어주는 공간이 도시이다. 도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주체의 욕망들이 현실로 현현화 되는 공간이다.

그런 도시중 하나인 경주는 천년 역사를 가진 역사적인 도시이다. 그러나 현대의 경주는 오랜 역사를 문화콘텐츠로 상품화 하고 있다. 경주에 사는 주민들은 삶을 위해 상품화된 역사를 광고 판매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은 상품화된 역사를 마치 놀이처럼 즐기고 소비하고 있다. 역사콘텐츠라는 상품 속 존재하는 두 계층, 소비를 만드는 이와 소비하는 자들의 모습 속에서 어느새 역사적의미의 경주는 배제되어 버린다. 그리고 또 다른 도시인 대한민국 근대를 이끌어 왔던 부산은 6.25전쟁을 중심으로 우리 삶의 중심지였으며 삶과 생의 공간이자 터였다. 그러나 5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전의 삶의 터 이자 생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현대판 드라마 세트장의 모습처럼 자연스럽게 변화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도시가 있다. 그 곳은 제주이며,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은 관광상품을 위한 새로운 풍경으로 빠르게 변해버린다. 경주는 천년의 유산, 부산은 근대의 역사, 제주는 자연 풍경, 이렇듯 3개의 도시의 풍경은 주체의 욕망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 가고 있다.

현대사회를 흔히 소비의 사회라고 한다. 자본이 주체가 되어 삶의 공간이 아닌 상품의 가치로서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며 우리의 공간은 마치 팔려고 전시해놓은 쇼-윈도처럼 자기를 상품화하고 소비를 유발하고 있다. 이런 풍경의 아이러니를 난 바라본다.
작가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