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은 사진을 찍고, 전시하는 작가에겐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고민이다. 그러나 그 고민은 김윤호에겐 좀 더 의미심장하고 작품 전체의 맥락을 결정짓는 요소이기도 하다. 무엇을 어떻게 찍어야 잘 찍을
수 있을까는 그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단, 사진작가로서 사진예술의 본질에 대한 물음과 실천은 중요하다.
2010년 <사진전>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그의 전시는 다른 사진가들과 달리 촬영 대상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이루어진다. 그의 사진을 보면 촬영용 조명 기구가 등장하고 그것이 촬영하려는 장소 혹은 특정한 대상을 비추고 있음을 알수있다.이러한시도는사진가는대상그자체의재현에만 관심이있을뿐,그것이존재하고있는주변환경및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사례에서 기인한다. 이렇듯 대상과 거리 두기를 통해, 사진의 의미작용을 질문하며, 대상이 재현되는 방식 그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사진의 허와 실을 보여준다.
이후 2013년 <사진전 II>에서는 사진 한 점 없이 사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카메라를 내려놓고 사진 작품에 대한 감상의 표현들을 캔버스 위에 텍스트로 남겨 소개하는데 일차적으로 카메라 렌즈를 통해 찍힌 풍경의 경이로움을 소개하고 이차적으로는 감상자의 반응을 이야기한다. 예술사진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묻어있는 작품이면서 예술이 가진 속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가치를 묻되, 개념적인 접근을 시도한 작품이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사진가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며, 사진에 대한 자기 성찰의 과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전 II>에서 소개된 텍스트로 만들어진 ‘그림같습니다’와 ‘녹차밭’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