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로나 비트너는 사진으로 발을 들여놓기 전에 미국 음악의 역사에 대한 길고 광범위한 연구를 했다. 그녀의 ‘들어봐’ 프로젝트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400여 군데 현장을 방문하며 촬영한 미국 로큰롤 역사의 물리적 풍경 혹은 내부 구조를 엮어낸 백과사전과 같은 작업이다.
그녀는 컬트적인 음악 문화의 역사를 되짚어가며 엘비스 프레슬리가 처음으로 유료 공연을 했던 장소, 존 레논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였던 장소, 너바나가 처음으로 하우스 파티를 했던 장소, 데이비드 보위가 마지막으로 녹음을
했던 스튜디오 등 미국 로큰롤의 전설적인 장소들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로서 작가는 그들이 생기를 불어넣었던 장소들을 통해 20세기의 우상들의 음악을 듣고자 한다.
사진 속에는 음악가나 스텝, 또는 관객도 없지만 록의 가장 위대했던 순간의 음악과 반복구절이 공간 전체를 감싸며 울리고 있는 듯하다. 2006년에 시작한 ‘들어봐’ 프로젝트는 시간이 멈춘 듯, 때론 시간에 부식된 듯하면서도 우리의 집단기억을 환기시키는 공간을 보여준다. 미국 록 음악을 우리가 볼 수 있는 시각적 윤곽으로 그려낸 그녀의 프로젝트는 미국 음악의 역사를 듣고 느낄 수 있는 건축적인 친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