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기록은 렐레 사베리의 작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억을 포착하고 수집하려는 그는 마치 의무감과 강박감에 사로 잡힌 듯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기록한다. 청소년기에 이탈리아에서 보았던 수많은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사베리의 사진에서는 영화적인 미학이 두드러진다. 작가가 그의 사진에서 뉴욕과 낯선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진이 매우 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영화가 입맞춤을 해준 것처럼 사랑스럽다.
사베리의 사진은 뉴욕의 거리를 프리즘을 통해서 바라보며 지금의 미국을 담은 스냅사진으로 보이기도 한다. 여기서 그의 의도는 여러 문화의 중심을 다방면에서 보여주는 것인데, 거기에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사회, 인종, 인권에 대한 논의가 포함되어 있다.
렐레 사베리가 이번 대구사진비엔날레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현재 미국의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취하는 도덕적 기준을 둘러싸고 갈라선 두 개의 인접 카운티(행정구역)를 보여준다. 그의 인물사진 연작은 지금 미국이 중립지대도 없이 어떻게 갈라졌는지를 묘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거나 또는 반대하는 것은 이제 사람들이 어떤 편에 섰는 지를 말하는 상징적인 방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