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진으로!

2023.09.22~2023.11.05

냉혹한 장치가 자신의 힘을 한껏 발휘해 만든 이미지는 얼마나 환상적일까?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회화, 언어 등 다른 매체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사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사진적인 사진’을 다룬다. 이를 위해 동시대 비엔날레를 휩쓸고 있는 거대 담론인 사회·정치, 생태, 재난, 디아스포라, 소수자 등에서 벗어난다. 대신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기존 비엔날레에서 다루지 않았던 주제인 ‘사진 매체’를 전면에 내세운다. 즉, 오늘날 인간의 의식, 감각, 예술을 갈수록 장악함으로써, 동시대 시각 문화와 시각 예술을 주도하는 사진 매체의 고유한 특성과 마력魔力에 주목한다. 이를 통해 1990년대 이후 현대 시각 예술에서 잊혔다고 오해된, 사진의 놀라운 능력과 진정한 힘을 사진의 본고장 대구에서 다시 소환한다.

박상우 예술총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