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진의 도입기라고 할 수 있는 1930년대 이후 대구 사진가들의 활동은 서울을 제외한 어느 지역보다 활발했다. 최계복, 구왕삼으로 이어지는 근대 사진의 명맥은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 예술의 흐름 속에서 돋보였고, 우리나라 사진 교육이 팽창했던 90년대 질적, 양적으로 두드러졌던 지역도 대구였다. 특별했던 지역 사진 문화를 이어가는 데 있어 젊은 사진인들의 활동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리 멀지 않은 20세기의 관점에서 본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사진가의 삶을 살고 있다. 자신의 기호와 생각, 경험을 하루하루 사진에 담는 점에서, 그리고 그 결과를 선별하여 타인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과거에 비해 수월해 보이는 이러한 예술적 상황이 사실 진지하게 사진 예술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오히려 적지 않은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예술은 창의적이어야 하고 또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방법보다 편리하고 수월해진 사진을 통해 보편화된 예술을 실현하려는 이 시대 젊은 사진가들의 노력이 동시에 다름을 일궈내야 한다는 점은 그러한 차원에서 또 다른 예술적 깊이를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확장하고, 또 인간의 의미에 다가서는 행위를 통해 자신만의 사진 예술을 만들어가려는 이 젊은 사진가들의 노력은 우리 사진 예술의 앞날이라고 할 수 있다.
김지수 / 경일대학교 2022년 졸업
그들의 방안엔 잡다한 물건이 많다.
물건이라고 칭하기에 부족한 부스러기 같은 조각들도 굴러다닌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조각들은 그들을 표현하는 하나의 스토리가 되고 방을 이루는 매개체가 된다. 조각은 온전하지만 새롭게,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방을 이룬다.
노현지 / 영남대학교 2022년 졸업
여정이 늘 순탄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친절과 배려를 필요로 한다.
여정 Part 1 은 크고 작은 문턱을 마주했을 때의 모습을 연출한 사진이다.
박정연 / 대구예술대학교 재학
길가에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은 주변의 풍경에 묻혀 쉽게 지나치기 쉽다. 꽃집에서 파는 꽃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들꽃도 저만의 다양한 색깔이 있다. 이런 들꽃처럼 겉모습이 아닌 내 내면의 다양한 모습을 들여다보고 싶어 시작한 작업이다.
이홍석 / 계명대학교 재학
나의 작업은 지시성을 잃은 대상들을 수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처음에 마주한 대상들은 그 본질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들의 고유한 속성인 '지시성'은 비지시적 속성을 띄고 있었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 아무것도 가리키지 않는 '비지시성'은 다시 도시의 어두운 면을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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